Taming of the ShrewⅠ2020-29 사진=안상철미술관
Taming of the ShrewⅠ2020-29 사진=안상철미술관

‘영원한 시간’과 ‘인간의 세속적인 삶’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탐구하는 전시가 열렸다.

안상철미술관은 오는 13일까지 박기웅 개인전 ‘영원 속의 찰나’展을 개최한다.

박기웅 작가는 오랜 시간 회화와 조각을 융합하는 조각회화를 추구해왔는 데 이번 전시에서도 ‘영원한 시간’과 ‘인간의 세속적인 삶’을 주제로 하는 조각회화 40점을 선보인다.

그는 대학교에서 회화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박기웅 작가는 뒤늦게 영국 유학을 통해 조각부문에서도 박사학위를 받았다.

Free & soft (The Galaxy) 2023-102 사진=안상철미술관
Free & soft (The Galaxy) 2023-102 사진=안상철미술관

오랜 시간 회화에 천착하면서도 조각부문을 동경했던 작가의 바람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작가는 미술 분야를 회화, 조각 등 장르 구분 없이 통합개념의 예술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는 "예술은 끊임없이 변하는 것, 고정적인 틀로 나를 가둬두고 싶지 않다"며 신념을 밝히기도 했으며 장르 구분 없는 작품 활동을 위해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추구해온 회화와 조각의 융합에 관한 물성과 표현 방식이 한층 더 진화한 듯 하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우주’ 연작은 원형 캔버스에 물감을 붓는 회화적 성격이 강한 반면 ‘Time & Speed’, ‘종교’ 등의 연작들은 회화, 조각, 공예, 무대미술의 성격까지 수용하면서 드라마틱한 찰나의 순간을 표현한다.

Jacob Ladder 2023-401 사진=안상철미술관
Jacob Ladder 2023-401 사진=안상철미술관

작품이 전달하는 내용 또한 새로운 탐구를 거듭하며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영원한 시간을 상징하는 ‘우주’ 연작과 더불어 삶의 유한성을 표현하는 ‘Time & Speed’ 연작, 영적인 삶을 대표하는 ‘종교’ 연작 등은 삶을 바라보며 작가가 내린 결론에 대한 변화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주제와 장르의 구분 없이 창조되는 작품을 통해 영원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찰나의 존재인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털어놓는다.

이어 삶은 짧은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순간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Free & Soft (Black Hole) 2023-101 사진=안상철미술관
Free & Soft (Black Hole) 2023-101 사진=안상철미술관

평론가 스테판 쿤클러(Stephan Kunkler)는 박기웅 작가의 작품은 "영원이라는 거시적 주제에서 미시적인 인간의 삶에 이르기까지 두루 포괄하면서도 묘사에 있어서는 절제하면서 소박하게 접근한 결과"라며 "오히려 담백하게 사람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의 삶이 매우 가치 있는 것이라는 담론을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강하게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안상철 미술관에서는 안상철 화백의 30주기를 맞이해 박기웅 작가의 전시회를 대중에 무료로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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